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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모음

생명의 삶 큐티, 민수기 34:16~29

by προφήτης 2025.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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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유업을 나눌 사람들, 사명을 따라 부름받은 이름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도 말씀을 통해 우리의 삶을 비추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민수기 34장 16절부터 29절은 언뜻 보면 이름의 나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의 통치 질서와 구속사적 섭리,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를 세워가는 원리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단지 땅을 분배하라고 명하신 것이 아니라, 그 땅을 하나님의 뜻 안에서 나눌 사람들을 직접 세우시고, 그들의 이름을 남기셨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 모두도 ‘이름을 불러 사명 맡기시는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이루신다

본문을 읽어 봅시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희에게 땅을 기업으로 나누어 줄 사람들의 이름은 이러하니…” (민수기 34:16-17). 하나님은 땅을 분배하라는 명령을 주신 후, 그것을 누가 실행할지를 정하십니다. 모세가 임의로 사람을 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사람들을 지목하셨습니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은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입니다. 이들은 그 시대 이스라엘의 영적, 정치적 지도자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원리를 배웁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이루십니다. 물론 하나님은 홀로도 일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분이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공동체 안에서 사람을 세워 실행케 하십니다. 에베소서 4장 11절은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삼으셨다”고 말합니다. 사명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주어져 실현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세우다’는 개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שִׂים’(sim)은 ‘지정하다’, ‘맡기다’, ‘자리잡게 하다’라는 뜻을 포함합니다. 하나님은 사명을 막연하게 제안하지 않으시고, 명확하게 ‘맡기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맡긴 사명에 대해 책임을 물으시는 분이기도 하죠.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각 사람에게 맡기신 자리와 책임이 있습니다. 목회자든 성도든, 교회에서든 가정에서든, 우리는 ‘하나님의 분배 사역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각 지파별 대표자들의 이름이 남겨진 이유

18절부터 29절까지는 각 지파를 대표하여 땅을 분배할 자들의 이름이 열두 명 언급됩니다. “너희가 그 땅을 기업으로 나누어 줄 각 지파의 한 족장을 택하라” (민수기 34:18). 여기에 등장하는 이름들은 낯설 수도 있지만, 성경은 이들의 이름을 기록함으로써 단지 ‘역사’를 남긴 것이 아니라, ‘사명의 흔적’을 남긴 것입니다.

성경에서 ‘이름’은 단순한 신분 표시가 아니라, 정체성과 사명, 존재 목적을 담고 있는 상징입니다. 이름이 기록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역사 속에 참여한 삶이라는 의미입니다. 계시록 20장에서도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된 자들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들은 단순히 행정가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땅의 분배를 집행하는 사명자들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하나 더 얻게 됩니다. 하나님의 일은 반드시 ‘공동체적인 질서’ 안에서, ‘대표성과 공의’를 따라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이 원리를 지켜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해도, 질서 밖에서, 정해진 직분과 책임을 무시한 채 이루어지면 그것은 교회를 세우는 일이 아니라 해치는 일이 됩니다. 고린도전서 14장 40절은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언제나 질서의 하나님이 다스리십니다.

땅의 분배, 곧 하나님의 통치 구조 수립

하나님께서 사람을 세우셔서 땅을 나누게 하신 이유는 단순한 행정 처리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나안 땅에 하나님의 통치를 수립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땅을 나눈다는 것은 ‘거룩한 질서’를 세운다는 의미이고, 그것은 곧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분배’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נָחַל’(nachal)인데, 이는 ‘흐르다’는 뜻을 가진 동사에서 파생된 말로, ‘하나님의 은혜가 흘러가는 구조’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땅의 분배는 단지 땅을 나누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통치가 각 지파에게 흘러들어가도록 질서를 수립하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을 우리의 삶에 적용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자리, 직분, 역할은 하나님의 은혜가 흘러가는 통로입니다.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로 부르심받았든, 교회의 봉사자로 부르심받았든, 모든 자리는 하나님 나라 질서 안에 있는 사명의 자리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충실히 지킬 때,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의 삶 속에 세워지는 것입니다.

이사야 32장 17절에서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공의의 열매는 화평이요, 공의의 결과는 영원한 평안과 안전이라.” 하나님의 공의는 사람을 세우고, 그 질서 속에 은혜를 흘리게 하십니다. 오늘도 우리가 그 흐름 안에 있기를 바랍니다.

내가 선 자리, 하나님이 맡기신 자리임을 기억하라

본문 마지막 절, 29절을 보면 이렇게 정리됩니다. “이들이 여호와께서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으로 주라고 명령하신 사람들이다” (민수기 34:29). 여기서 이 한 절이 오늘 설교 전체의 결론과도 같습니다. 이들은 땅을 나누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 세워진 자’였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맡은 자리, 가정과 사회에서 감당하는 역할은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그 자리에 나를 세우셨고, 그 자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 은혜가 흘러가도록 하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4장 2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충성이란 무엇입니까? 내가 선 자리를 귀하게 여기고, 맡은 일을 하나님의 명령으로 알고 감당하는 것입니다. 그 자리가 보이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하나님이 맡기셨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사명을 감당할 때, 우리 이름도 하나님 나라의 역사 속에 새겨지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 (누가복음 10:20)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맡은 자리에서 충실할 때, 하나님은 그 이름을 기억하십니다.

결론 정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민수기 34장 16절부터 29절까지는 단순한 사람들의 명단이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거룩한 땅에 그분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사람을 부르시고, 그들에게 사명을 맡기시는 장면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언제나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 사람은 하나님의 질서와 은혜를 담는 통로입니다.

오늘 우리의 이름은 어디에 기록되고 있습니까? 세상의 명예록에 기록되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생명책에 새겨지기를 원하십니까? 하나님은 오늘도 당신의 일을 위해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방식으로 충성되게 살아갈 때, 우리 삶도 그분의 구속사에 깊이 새겨지게 될 것입니다.

이 시간 이렇게 기도합시다. “주님, 제 이름이 하나님의 사명을 따라 불려지게 하소서. 맡은 자리에 충성하게 하시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하나님은 오늘도 당신의 일을 위해 이름을 부르십니다. 그 이름이 바로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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