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모음

생명의삶 큐티, 민수기 35:9~21

προφήτης 2025. 6. 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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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과 피의 보복 사이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공의와 은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도 하나님의 공의로우신 말씀 앞에 함께 서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얼마나 정의로우시며, 동시에 죄인을 위한 피난처를 마련해주시는 분이신지를 민수기 35장 말씀을 통해 깊이 깨닫게 되리라 믿습니다. 그럼 본문 안으로 들어가 더 깊이 묵상ㅇ해 봅시다. 

율법 안에 드러난 생명의 무게

본문을 읽어 봅시다. 하나님은 이런 분이십니다. 민수기 35장 9절부터 21절까지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살인과 보복에 대한 규례를 주시는 장면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요단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민 35:9-10). 하나님은 가나안 정복을 앞둔 백성에게 단순히 전쟁 준비가 아닌, 거룩한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한 윤리와 법률을 준비하게 하십니다.

특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살인'이라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기준입니다. 본문 16절 이하에서는 우발적인 살인과 고의적인 살인을 엄격히 구별하고 있습니다. "철 연장으로 사람을 처 죽이면 그는 살인한 자니 반드시 죽일 것이요"(민 35:16). 이 구절에서 '살인한 자'(히브리어: ratsach)는 단순한 죽임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범죄를 뜻합니다.

하나님은 생명을 창조하신 분이시며, 생명의 소유권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그렇기에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단지 인간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을 침해하는 죄입니다. 그래서 고의로 살인을 저지른 자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절대적 명령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피를 위한 피: 보복자의 역할과 한계

살인을 당한 자의 가족 중 한 명, 즉 '보복자'(히브리어: goel)가 살인자를 죽이는 권한을 가집니다(민 35:19). 이는 단순한 복수의 차원이 아닙니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 '피의 복수'는 일종의 법적 절차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것마저도 질서 안에 제한을 두셨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정당한 재판과 구별 없이 피를 흘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본문을 보면, 살인자가 도피성으로 피신하기 전까지는 보복자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도피성에 들어가 재판을 받고, 고의성이 없다고 판결되면 그는 도피성 안에 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가 담긴 법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판단으로 생명을 빼앗는 일 자체도 막고자 하시기 때문입니다.

도피성: 공의와 자비의 경계

이제 도피성의 개념을 조금 더 살펴봅시다. 도피성은 단지 피난처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함께 만나는 지점입니다. 도피성에 들어간 사람은 재판을 통해 자신의 죄가 의도적인 것인지 아닌지를 판결받습니다. 만약 그가 우발적인 사고로 사람을 죽였다면, 그는 대제사장이 죽을 때까지 도피성 안에 거하게 됩니다.

이 말씀은 대단히 상징적입니다. 대제사장이 죽을 때까지 그 성에 머문다는 것은, 제사장의 죽음이 죄인을 위한 일종의 대속적 의미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대제사장 되심을 말하며, 그분의 죽음으로 우리가 구원을 얻는다고 선포했습니다(히 9:11-12). 예수님은 모든 죄인을 위한 도피성이 되신 분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범한 죄에 대해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을 때, 하나님은 도피성을 열어주셨습니다. 그 도피성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보호받고, 회복되고, 결국은 자유함을 얻는 것입니다.

분별의 지혜: 죄의 경중을 아는 신자

본문에서 매우 인상적인 것은 죄의 종류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의도와 마음까지도 판단하십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선택과 행동이 단지 결과뿐 아니라, 동기까지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살인한 자가 "악의를 품고 손에 무기를 들고 사람을 죽였으면 그 자는 살인한 자니 보복자가 그 살인한 자를 만나거든 죽일 것이며"(민 35:20-21)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악의'(히브리어: eyvah)라는 단어는 깊은 증오와 사적인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이 아니라, 내면의 동기를 기준으로 삼으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겉으로 드러난 죄에만 민감하고 속사람의 죄에는 관대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 마음 깊은 곳까지도 감찰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내면의 죄성까지도 철저히 주 앞에 내어놓고 다루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결론 정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말씀은 단순한 법률 규정이 아닙니다. 이는 생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계시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거룩하심, 정의로우심, 그리고 자비로우심을 동시에 발견하게 됩니다.

도피성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죄인을 위한 은혜의 자리입니다. 그리고 그 도피성은 오늘날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열려 있습니다. 우리가 실수하고, 죄짓고, 때로는 판단이 모자랐을 때에도 주님은 우리를 영원한 피난처 되신 예수님 안으로 초청하십니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우리의 마음에 있는 분노와 판단, 미움과 정죄의 마음을 모두 내려놓고, 하나님의 정의와 자비 앞에 다시 서는 오늘 하루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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